▲     ©박기동 논설위원

 

선비의 志操(지조)(지조)

<梅堯臣,매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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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이지러져도

그 빛이 그대로이고,

보검은 부러져도

그 강함은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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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 달의 빛은

금방 차오르고,

부러진 보검은

주조하면 다시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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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가 산을

압도할 듯 강해도,

지사의 마음을

굴복시키긴 어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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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내놓을

지언정, 떳떳하지

못한 삶 을 좀스럽게

이어가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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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缺不改光 (월결불개광)

劍折不改剛(검절불개강)

月缺魄易滿(월결백역만)

劍折鑄復良(검절주복량)

勢利壓山岳(세리압산악)

難屈志士腸(난굴지사장)

男兒自有守(남아자유수)

可殺不可苟(가살불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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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이지러지면 잠시

시야에서 사라지는 듯해도

빛을 발산하는 본질은

둥글게 차 있을 때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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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쇠를 달구고

담금질하고 두드리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탄생하는 보검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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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진 단련을 다

극복하고 벼려냈기에

부러지더라도 강한

재질은 그대로 유지된다.

 

지조 있는 선비의 품성은

바로 달과 보검의 이런

속성에 비견될 만큼

시종여일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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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과 고난에도 본바탕은

한결같기에 막강한 권력과

재물 앞에서도 지조를 굽힐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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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내놓을지언정 떳떳하지

못한 삶을 좀스럽게 이어가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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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사를 자처하지만

강직한 기품을 보여주지 못하고

권세에 아부하는 주변

선비들에게 시인은 자못 실망한 듯하다.

 

2900여 수의 다작을 통해 다양한

시풍을 보여주었던 매요신(1002 ~ 1060)

 

그에게는 특히 중국 송대 풍자시의

전통을 열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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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가 산을 압도할 듯

막강한’ 권신들의 횡포를 그는

‘꼬리를 흔들어 깃발로 삼고 이빨을 갈아

칼날로 삼는’ 맹호에 비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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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패기야말로 강직한 선비가

보여주는 지조의 육화(肉化)라 할 만하다.

 

 

 

물질 만능, 기회적인 아부에

사기와 배신의 풍조가 만연한 어지러운 시절에,

 

 

의리와 지조를 목숨처럼 지키는 대장부의 기상을

보여주는 志操(지조)라는 시에 감명과 공감과 바램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