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최저임금 속도조절’ 발언 의미 /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큰 틀은 유지 / 내후년 동결·한자릿수 인상률 시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고용 부진의 원인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지목한 뒤 당·청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최저임금 인상은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상징하는 정책이 된 지 오래다. 악화 일로인 고용·분배 상황 속에서도 청와대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주요인이라는 시장의 아우성에 귀를 막은 채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부총리가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론을 공식화한 것은 청와대의 정책 수정을 예고한 것으로 읽을 수 있다.
김 부총리의 이날 언급은 시장에 보내는 시그널이다. 통계청 8월 고용지표가 일자리 재난 수준으로 나온 데 따라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론을 다시 한번 천명하면서 얼어붙은 고용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부총리도 이날 “최저임금 문제는 소위 ‘어나운스먼트 이펙트’(공표 효과)가 크다”며 “최저임금 결정제도 자체에 대한 개선을 통해 시장과 기업에 예측 가능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면서 그런 의도를 내비쳤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시장에서 최저임금이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는 시그널이 있어야 고용이 회복될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김 부총리가 이야기하는 것이 곧 시그널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전날 경제동향을 통해 “7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의 급격한 위축은 인구구조 변화와 경기상황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정도”라면서 최저임금 인상 등의 정책이 고용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경제동향 집필을 총괄한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통화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정책의 취지가 좋고 향후 성과가 좋은 것과는 별도로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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