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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시대 유럽 명문 귀족들에게 명예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지켜야 하는 덕목이었다.

박기동 대표이사/주필 | 기사입력 2023/08/16 [10:30]

중세시대 유럽 명문 귀족들에게 명예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지켜야 하는 덕목이었다.

박기동 대표이사/주필 | 입력 : 2023/08/16 [10:30]

♥진검승부, 이른바 ‘명예결투’다♥

 

 

중세시대 유럽 명문 귀족들에게 명예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지켜야 하는 덕목이었다.

 

심지어 목숨까지 걸었다.

진검승부, 이른바 ‘명예결투’다.

19세기 들어 법으로 금지될 때까지

수많은 사람이 ‘신사도’인 이 ‘명예결투’로 다치거나 죽어갔다.

‘명예결투’를 영국에 전해 준 프랑스가 가장 심각했다.

19세기 초 나폴레옹 황제 등극무렵 ‘명예결투’를

그린 영화가 거장 리들리 스콧 데뷔작 ‘결투자(Duellists)’다.

 



파티장에서 연행된 장교가 그 치욕을

갚기 위해 연행하러 온 장교에게 결투를 신청해

장장 15년간 결투를 이어간다는 내용이다.

 

결투 신청을 받아 주지

않으면 비겁자로 낙인 찍혔다.

 

상류층이 ‘명예를 존중하는

남자(Man of Honour)’로 불릴 만했다.

전기자동차 테슬라와 X(트위터)의 일론 머스크,

메타(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간

세기적 ‘명예결투’가 말풍선으로 끝날 듯하다.

저커버그가 X 경쟁 플랫폼인 스레드를

출시하며 머스크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머스크가 ‘철창 결투(cage fight)’를 신청했다.

 

저커버그가 ‘위치를 보내라’고 응수해 분위기가 고조됐다.

 

두 사람은 격투기 연습 장면을

공개하며 전의를 불태우는 듯했다.

머스크는 ‘이탈리아의 장엄한 장소’를 격투장으로 예고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병원진료를 핑계로

대결을 피하고 있다며 저커버그가

머스크에 ‘유효기간 종료’를 통보했다.

 

이 말장난 덕에 갓 출범한

저크버그의 스레드가 회원 1억 명을 가뿐히 넘겼고,

트위터에서 이름을 바꾼 X도 톡톡히 재미를 봤다.

지구촌 최대 거부들이 몇 마디 말장난으로

돈 들이지 않고도 엄청난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거둔 것이다.

 

이번 해프닝에 중세의 신사도는 없었다.

 

단지 세상이 그들의 제국이란

사실을 각인하는데 ‘명예결투’를 써먹었을 뿐이다.

 

곳간은 넘쳐나도

‘명예를 존중하는 남자’, 귀족은 못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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