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죄인들을 총살형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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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어선 십자가에 죄수들이 나란히 매달렸다.

멀리 교회 금빛 종탑이 햇빛을 받아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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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총!’ 소총수들의 총구가 사형수들을 향했다.

28살 도스토예프스키도 불온서적을 읽은 혐의로 십자가에 매달렸다.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1세의 지식인 탄압은 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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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중지!’

사격 직전 달려온 황제의 사자가 사격 중지를 외쳤다.

유배로 감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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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는 유배에서 풀리자 작품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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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

인류의 찬란한 문화유산들이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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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사문화된 사형제도 보완을 위해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형을 입법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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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이상 복역하면 가석방이 가능한 현 무기징역제도와 차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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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11월 한강몸통시신 사건 범인 장대호에게

1심 재판부가 ‘감형 없는 무기징역형’을 첫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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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법과 판사재량 밖이었다.

2심은 단순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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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도 합헌성을 두고 헌재가 세 번째 심리 중이다.

법무부는 ‘사형제가 헌법에 부합한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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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권단체들은 형 집행 후 결백이 밝혀져도

피해 회복이 불가능하다며 사형제 폐지를 요구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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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우 사형판결 사건 중

최종심 무죄판결이 2%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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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이

없어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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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악명 높은 러시아 ‘흑돌고래교도소’

같은 흉악범 전담 교도소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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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형법학의 아버지 베카리아는

‘사형제는 사법살인’이라며

사형이 인간이 범한 죄에 대한 보복적인

복수가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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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가 감형 없는 무기징역형으로

대체되면 ‘도스토옙스키 상실 회피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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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피해자 가족들이 치유될 수 없는 상처를

안고 무기수와 함께 심리적 무기징역에 들어가는 것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