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금융당국이 기존보다 한층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출규제 방안을 다음 달 연달아 내놓는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Debt Service Ratio)과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Rent To Interest) 규제안을 10월 중 발표한다. DSR는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모두 더해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우선 대출 원금의 경우 주택담보·잔금대출은 실제 대출기간(최장 10년)으로, 중도금·이주비대출은 25년으로, 신용대출은 10년으로 나눠 모두 합친다. 여기에 전세보증금대출을 포함한 모든 대출의 실제 이자상환액을 더한 금액이 연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자신의 DSR다. 현재까지는 금융권 자체적으로 시범 운영됐고, 다음 달부터 관리지표가 된다. 앞으로 금융회사는 돈을 빌려줄 때 DSR를 따져야 하며, DSR가 지나치게 높으면 대출이 거절되거나 일부만 승인된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약 6개월에 걸친 시범운영 실태점검을 추석 연휴 이후 마무리한다. 이를 토대로 '위험대출'인 고(高) DSR의 기준, 고 DSR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할 수 있는 비중의 최대치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고 DSR 기준은 시범운영 기간에 100% 수준으로 적용됐다. 금융당국은 이 비율을 하향 조정한다. 애초 80%가 유력시됐지만, 이마저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와 70% 수준으로 더 낮출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만 "이론적으로 소득의 절반을 빚 갚는 데 쓰는 'DSR 50%'조차 높다고 여길 수 있지만, 이를 그대로 적용했을 때 대출자가 감당할 수 있는지가 문제"라며 "시장의 수용 가능성을 고려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DSR를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게 아니라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식도 검토된다. 예컨대 고 DSR를 80%로 두는 금융회사는 전체 대출에서 이 비중이 5%를 넘으면 안 되고, 고 DSR를 70%로 엄격히 잡은 경우 이 비중을 10%까지 허용하는 식이다.
DSR 관리지표에 이어 RTI 강화 방안이 발표된다. RTI는 부동산 임대업자의 연간 임대소득을 해당 임대업대출의 연간 이자비용과 해당 임대건물 기존 대출의 연간 이자비용의 합으로 나눈 배율이다. 역시 약 6개월에 걸친 시범운영 기간에 주택의 RTI는 1.25배, 주택이 아니면 1.5배를 넘어야 대출이 이뤄졌다. 금융당국은 이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가령 주택의 RTI도 1.5배로 높이거나, 주택과 비주택을 모두 높이는 식이다. 다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RTI 수치를 높이면 임대업자 입장에선 임대소득을 늘려야 하고, 결국 세입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비율을 강화하지 않더라도 예외승인 요건은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현재 RTI가 규정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기준치에 미달해도 심사를 거쳐 각 금융회사가 설정한 한도 내에서 대출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임대업자의 소득 능력이나 재무적 사정 등을 고려해 기준 미달에도 대출할 수 있도록 했는데, 실태점검 결과 몇몇 시중은행이 예외승인을 지나치게 관대하게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9·13 대책'으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등지의 주택담보대출과 임대업대출이 제한된 상황에서 DSR와 RTI가 추가 적용되면 대출 문턱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특정 지역의 부동산 시장에 긴급 처방으로 내놓은 담보인정비율(LTV·Loan To Value ratio) 강화와 달리 DSR와 RTI는 여신심사 관행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오래전부터 도입이 준비돼 온 규제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DSR나 RTI 강화는 부동산 관련 대출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무차별적 파급효과가 있는 만큼, 규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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