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이 소환장 수령하자 공시 송달한 뒤 피고인 불출석 상태에서 판결… 대법원, '파기환송'
논설주간 박기동 | 입력 : 2023/05/22 [22:29]
피고인 대신 모친이 소환장을 수령한 뒤, 추가로 소재 파악 등 조치를 하지 않고 공시송달 결정을 한 뒤 피고인 출석 없이 선고한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지난 13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15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도1340).
재판부는 "공시송달을 결정하기 전 피고인의 다른 연락처로 전화하는 등 소재를 파악하거나 송달받을 장소를 확인하는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며 "원심은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피고인의 주거, 사무소와 현재지를 알 수 없다고 단정해 곧바로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한 송달을 하고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에게 출석의 기회를 주지 않음으로써 소송절차가 법령에 위배돼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시송달은 피고인 소재를 알 수 없을 때 소환장 등을 법원게시판 등에 게재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당사자가 서류를 받은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A 씨는 인터넷 중고거래 카페에 카메라와 렌즈를 판다는 글을 올려 130여만 원을 편취하고 마스크를 싸게 판다고 속여 50여만 원을 송금받은 혐의를 받는다.
1심은 A 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지만 2심은 잘못을 반성하고 편취금을 모두 변제한 점 을 들어 벌금을 150만 원으로 낮췄다.
A 씨는 다른 사건으로 구속된 상태에서 1심 재판을 받았고 항소심 재판은 출소 뒤 시작됐다. 2심 재판부는 A 씨 주소로 소환장을 보내고 A 씨 휴대전화로 연락을 시도하는 등 소재 파악에 나섰지만 결국 출석 없이 소송절차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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