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택시기사가 직접 챙긴 초과운송수입은 평균임금에서 제외"
논설주간 박기동 | 입력 : 2023/06/19 [16:47]
대법원, "택시기사가 직접 챙긴 초과운송수입은 평균임금에서 제외"
택시 기사가 회사에 사납금만 납부하고, 초과 수입금은 개인이 따로 챙겼다면 이는 퇴직금 산정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산입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달 18일 택시기사 A 씨가 B 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등 청구 소송(2020다255986)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평균임금 산정 기간 내 지급된 임금이라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관리 가능하거나 지배 가능한 부분이 아니라면 평균임금 범위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근로자들이 사납금 초과 수입금을 개인 수입으로 자신에게 직접 귀속시킨 경우, 운송회사로서는 개인 수입이 얼마가 되는지 알 수 없고 이에 대한 관리가능성이나 지배가능성도 없으므로 근로자들의 개인 수입 부분은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A 씨는 회사와의 임금협정에 따라 회사에 사납금만 입금하고 초과운송수입금은 회사에 알리지 않은채 개인 수입금으로 귀속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면 회사는 임금협정에 따라 A 씨 개인의 수입인 초과운송수입금 내역에 관여할 수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에 관한 관리가능성이나 지배가능성도 없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의 초과운송수입은 모두 현금 결제된 것으로 부일 뿐이어서 회사가 파악하기 어렵고 처음부터 관여할 수 없는 부분에 해당한다"고 했다.
A 씨는 1999년부터 5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B 사에서 택시 기사로 일했다. A 씨가 다니던 회사는 2004년 경부터 정액 사납금제를 실시했는데, 이는 기사는 사납금만 납부하고 초과운송수입금은 자신이 가져가며 회사는 기본급과 수당 등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회사와 노동조합이 2010년과 2015년 각각 맺은 임금협정은 이 경우 초과운송수입금을 퇴직금 산정에 산입하지 않는다고 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2015년 12월31일 퇴직하면서 마지막 중간정산일(2011년 10월)부터 계산해 222만여 원을 퇴직금으로 받았다. 이후 초과운송수입금도 평균임금에 포함해 퇴직금을 더 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A 씨의 청구가 정당하다고 보고 각각 248만여 원, 446만여 원의 퇴직금을 추가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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