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에 내년 처음으로 문열어… 45개 학급, 전교생 1410명 저출산 여파로 서울에 처음으로 '초·중 통합학교'가 생긴다. 초·중 통합학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한데 짓는 학교로, 지금까지는 아이들이 없어 초·중학교를 따로 짓기 어려운 농어촌에 주로 있었다. 서울시교육청은 19일 "내년 3월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해누리 초·중학교'가 문을 연다"며 "서울에 생기는 첫 통합학교"라고 밝혔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서울은 학생 수도 많고 인구밀도도 높았지만 이제는 저출산 여파가 서울에도 본격화됐다"며 "앞으로 초·중은 물론 중·고, 초·중·고를 전부 합친 통합학교가 서울에 등장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교육청은 가락동 해누리 초·중학교에 이어, 2020년까지 강동구에도 '강빛 초·중학교'를 설립할 계획이다. ◇서울에 내년 첫 초·중 통합학교 해누리 학교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 재개발 단지인 송파헬리오시티(9500여 가구) 내 1만2700㎡ 부지에 생긴다. 초등학교 26개 학급(798명), 중학교 19개 학급(612명) 등 총 45개 학급(1410명)으로 구성된다. 초등학교는 학년당 평균 4개 반, 중학교는 6개 반이다. 서울 지역 초·중학교의 평균 학급 수(각각 30·23개)보다 각각 4개 학급씩 적다. 내년 개교를 목표로 현재 공사 중이다. 서울에 첫 통합학교가 생긴 건 아이들 수가 계속 줄고 있어서다. 우리나라 유치원생과 초·중·고등학생 수는 최근 20년간 236만명 줄었다(1999년 865만명→올해 629만명). 그중 3분의 1인 76만명이 서울 아이들이었다(1999년 175만명→올해 99만명). 초등학교 1079개가 20년 새 공중에 사라진 셈이다. 반면 서울의 신·재개발 구역은 계속 늘고 있다. 강일 고덕지구·마곡지구·송파 위례신도시 등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도시 곳곳에서 재개발이 진행돼 신설 학교 수요는 여전한데 학생 수 감소 추세를 고려하면 무작정 새 학교를 지을 순 없다"며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전부 따로 세우는 대신 아예 통합해 세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각각 설립하지 않고 통합학교로 개교하면 신설·운영에 드는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서울에 학교 1개를 세우는 데 약 200억원(건축비 기준) 들지만, 해누리 통합학교는 350억원이 든다. 예산 50억원을 절약한 셈이다. 운동장과 교과 교실 등을 9개 학년이 함께 쓸 수 있다. 다만 무작정 시설을 함께 쓰면 나이 어린 초등학생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어, 급식실과 체육관은 '초등용' '중학생용'으로 각각 따로 짓기로 했다. ◇"서울에도 학교 간 합종연횡 시작될 것" 현재 전국에서 운영 중인 통합학교는 100개다. 충남(22개), 전북·경남(16개), 전남(11개) 등이다. 농어촌은 학생 수가 많지 않고 통학 거리가 길어서 지금까지 어쩔 수 없이 통합학교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저출산 영향으로 이젠 서울을 포함한 대도시들도 같은 고민을 시작한 것이다. 교육계에선 "앞으로 서울에도 학교 간 합종연횡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본다. 실제 초·중·고 통틀어 저출산으로 올 3월 신입생이 없는 학교가 전국에 54곳, 딱 한 명뿐인 학교가 59곳이다. 아예 문을 닫는 학교도 속출해, 1982년 이후 작년까지 전국에서 총 3752개교가 문을 닫았다. 서울에는 전교생이 30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가 54개교에 이르러 역대 가장 많다. 교육부는 2016년 '적정 규모 학교 육성 강화 및 폐교 활용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기존 학교를 다른 신도시에 재배치하거나 남·여학교를 통합하는 방안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이 최근 개교 108년 된 서울 덕수고 인문 계열(21학급·425명)을 송파 위례신도시로 분할·이전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학교 신설이나 통폐합을 둘러싸고 지역 주민 간 갈등이 불거질 조짐도 있다. 2020년 강서구 마곡지구 신설 중학교 개교를 앞두고 폐교 대상이 된 인근 염강초·공진중·송정중 학부모들이 "일방적인 통폐합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박세미 기자] <저작권자 ⓒ 납세정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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